환아는 분만 시 특별한 이상 없이 출생하였습니다. 그런데 출생한지 얼마 후 심한 경련과 함께 의식을 잃었고 산부인과의 불찰로 부모에게 빨리 알리지 않아 하루가 지난 후에야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긴급 투석을 하고 사경을 헤매다 힘든 고비를 넘기며 의식을 찾았지만 심한 뇌병변 장애판정과 희귀질환인 시트쿨린 혈증 1형(9번 염색체 장완에 위치한 ASS1유전자의 이상)을 진단받았습니다. 시트쿨린혈증은 매우 드문 유전질환으로, 출생 당시 정상인 것처럼 보이지만 수유 시작과 함께 고암모니아혈증과 독성 대사산물의 축적으로 뇌압 상승, 신경근긴장증가, 강직, 간헐적 경련, 발작, 의식소실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즉각적인 중재가 없으면 죽음에까지 이를 수도 있습니다. 환아는 이제 막 태어난 아기와 같이 24시간 내내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2시간에 한 번씩 소리를 지르며 잠에서 자주 깨는 편이라 경련약과 멜라토닌을 계속 복용 중입니다. 뇌 손상이 심한 탓에 시신경에도 문제가 생겨 가림치료와 도수가 높은 안경을 착용해야하며 음식을 목으로 잘 삼키지 못해 위루관으로 영양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대사가 잘되지 않아 종종 토를 하기도 하는데 치아가 손상되면 전신마취를 통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대사장애로 인해 3가지 특수분유를 먹이는데 소수점 두자리까지 맞춰야하는 정확한 비율로 먹여야하며, 해외에서 수입되는 약이라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매번 약 때문에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강직이 있어 몸을 바르게 쓰지 못하고 근육 이완제를 복용하고 있으나 뻗침이 심해 손이나 발이 꺾이고 말리는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더이상 강직되지 않고 조금씩 나아지려면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